2009년 08월 26일
<캄보디아에서의 기억 #2>
캄보디아를 떠나온지 3일째,,,
이제야 사진정리를 끝냈는데, 벌써부터 흐릿흐릿해지는 기억들... ㅡㅡ;
벌써부터 잊혀진다면 아마도 내가 가지고 갈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겠지란 이상한 생각으로 위로를 삼고,
지금까지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것들만 기억하겠다.
<하루에 수십번씩 'NO'를 외치는 나와 하루에 수천번씩 'NO'를 들어야하는 사람들>
캄보디아에 도착한 첫 날부터 이곳저곳 기웃거리기 시작했는데,
처음 갔던 서바라이에 메본은 오로지 나 혼자밖에 없었다.
그래서인가, 서메본에 있는 아이들과 오토바이 기사들 전부가 나한테로 모여드는 아주 어색한 분위기가 되어버렸는데,
모든 아이들이 엽서를 들고 하나만 사달라고 졸라대면서 어색한 한국말로 말을 걸어 오는데,
너무나 안타깝고, 한편으로 불쌍하고,
나한텐 담배한갑도 못사는 아주 작은 1달러지만 이들이 이렇게까지 해서 얻어야 하는 1달러라면 그냥 줘버려도 되지 않을까란 마음속 생각도 하게 되고,
그러면서도 이렇게 많은 아이들을 일일이 상대해주기엔 내가 너무 벅차다는 머리속 생각과 수시로 오버랩이 되면서
연신 'sorry'를 말하게 되었다.
난 그저 귀여워서 머리한번 쓰다듬었을 뿐인데, 그런 아이들은 오히려 더 집요하게 1달러를 요구했고,
그럼 난 오히려 더 미안해지고 안쓰러워져서 얼른 서메본을 떠나고 싶어질 뿐이었다.
대충 보는듯 마는듯, 그리고 실제로 메본의 사진은 단 한장도 찍지 못한채로 그곳을 빠져나왔는데,
나오면서 드는 생각 역시나 앙코르 유적이 모두가 이런 식이라면 불편한 마음이 될 것이 분명했기에
첫날부터 예상치못한 스트레스에 빠지게 되었다.
역시나 하루가 지나고, 다른 유적지를 가게 되도 같은 수법과 같은 오해와 같은 상품으로 날 유혹(?)하는 아이들이 있었고,
뜨거운 햇볕과 올라오는 열기에 몸이 지친 나를 더욱 지치게 만들기까지 했다.
몸과 마음이 지쳐갈수록 내 입에선 'sorry'가 아닌 'no'를 외치는 횟수가 늘어나게되고,
그나마도 입에서 나오는 'no'라는 말은 미안함에서 짜증섞인 단호함으로 바뀌어가고 있었다.
안타깝지만 내가 도와줄 수 없음을, 그래서 정말 미안해하고 있음을 알아주길 바라면서 얼굴보고 미소지어주던 나의 모습이
어느순간 'sir'라는 단어 하나에 눈도 마주치지 않고 손을 저으면서 입도 뻥끗하지 않는 모습으로 바뀌어버리고,
그마저도 아무런 죄책감이나 미안함마저 느끼지 못하게 되어버렸으니,,,,,,
하루종일 수십번씩 말하게 되는 'no'라는 말에 지쳐버린 어느 순간에
내가 말하는 'no'라는 수십번의 말은 이 아이들은 하루에 몇번이고 들어야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 수천번의 'no'속에서 그저 한두번의 'yes'만이 있을 것이고,
그 한두번의 'yes'를 위해서 하루종일 'no'를 들어야하는 그들은
<Hello, SOKHAN, Byebye SOKHAN>
셋째날 오전 첫번째 방문지는 Sras Srang. 일종의 인공호수로 그저 지나가는 길에 잠시 들르기만 하면 되는 곳이었다.
둘째날 오후 잠들기 전에 들었던 생각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얇은 팔찌하나를 'free'라며 내미는 새로운 상술때문이었을까.
비록 걸음을 옮기면서였지만 아이의 질문에 대답도 해주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그 아이의 이름을 물었는데,
그 아이 이름이 '소칸'이란다.
소칸~!!!
완전 새카맣게 잊고 있었던 이름이었다.
방원이형이 말했던 쓰라쓰랑에 있는 소칸.
어떤 사람인가 싶어서 가이드책에 메모까지 해왔을 정도였지만 그마저도 생각할 겨를이 없었는데,
그 이름을 딱 듣는 순간 머리속에 번개가 번쩍~!!
너무나 반가운 나머지 가던 발길을 멈추고 뒤돌아와 악수도 하고 이야기도 하고 사진도 찍고,
결국은 redbull과 물을 한병 사기도 했지만 다른 아이들과 전혀 다르지 않은 아이인데 왜 이리도 반가웠을까.
ㅎ ㅏㅎ ㅏ...
그 다음날 아침 일출을 Sras Srang으로 선택한 것도, 소칸이 있는 곳이어서 그런 거였겠지만
왠지 나처럼 여행와서 친구라고 악수하고 사진찍고 하는 것 역시나 그 아이들에겐 그저 지나가는 하나의 바람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했고,
# by | 2009/08/26 14:26 | i'm in somewhere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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